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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나우웬(Henri J. M. Nouwen, 1932~1996)은 네덜란드 출신의 로마 가톨릭 사제이자 교수, 목회자이며 기독교 영성 작가이다. 그는 노트르담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쳤고, 예일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는 목회신학을 강의했다. 생애 후반에는 캐나다의 라르쉬 데이브레이크(L’Arche Daybreak) 공동체에서 목회자로 지냈다. 헨리 나우웬 소사이어티의 공식 약력에서도 이러한 경력과 생애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
헨리 나우웬을 처음 알아가는 독자라면 먼저 분명히 구분해야 할 점이 있다. 그는 성경에 나오는 인물이 아니라 20세기에 활동한 기독교 역사 인물이다. 따라서 그의 저서와 영적 통찰은 성경과 동일한 권위를 지니지 않는다.
그럼에도 나우웬의 글이 지금까지 많은 기독교 독자에게 읽히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는 기도와 외로움, 인간의 연약함, 하나님의 사랑, 공동체, 섬김, 목회자의 내면 같은 주제를 추상적인 교리 설명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삶의 질문과 연결했다. 특히 《The Wounded Healer》로 널리 알려진 ‘상처 입은 치유자’와 《Life of the Beloved》에서 두드러지는 ‘사랑받는 자’라는 정체성은 그의 영성을 이해할 때 중요한 주제다. 공식 저작 목록에서도 《The Wounded Healer》, 《The Road to Daybreak》, 《Life of the Beloved》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헨리 나우웬은 어떤 사람인가
네덜란드 출신의 가톨릭 사제이자 교수였다
헨리 나우웬은 개신교 목사가 아니라 로마 가톨릭 사제였다. 그러므로 그의 글을 읽을 때에는 먼저 그가 어떤 신학적 전통 안에서 형성된 인물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우웬은 학문과 목회를 모두 경험한 인물이다. 공식 약력에 따르면 그는 노트르담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쳤으며, 이후 예일대학교와 하버드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목회신학을 담당했다.
이러한 이력은 그의 생애 후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배경이 된다. 그는 처음부터 공동체 생활에만 집중한 사람이 아니라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책을 쓰며 지적 활동을 이어 온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결국 학계를 떠나 라르쉬 공동체로 향했다는 사실 때문에 그의 삶은 ‘성취와 존재’, ‘명성과 소명’, ‘가르침과 공동생활’이라는 질문과 함께 자주 해석된다.
유명한 교수에서 라르쉬 공동체 목회자로 삶의 자리를 옮겼다
헨리 나우웬의 생애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꼽히는 해는 1986년이다. 헨리 나우웬 소사이어티는 그가 그해 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의 교육 활동을 내려놓고 캐나다 온타리오주 리치먼드힐에 있는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에서 섬기는 길을 선택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 일을 단순히 “세상의 성공을 모두 버린 위대한 결단”이라고만 설명하면 실제 상황보다 과장될 수 있다.
나우웬이 대학을 떠났다는 것은 확인 가능한 사실이지만, 이를 근거로 “기독교인은 높은 자리를 버려야 한다”거나 “학문과 성공은 신앙과 반대된다”는 일반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하버드 신학대학원의 회고 자료를 살펴보아도 그의 이동은 라르쉬와의 만남, 공동체에 대한 관심, 자신의 소명을 분별하는 과정과 관련되어 있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직업의 높고 낮음보다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과 위치를 무엇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가에 더 가깝다.
헨리 나우웬과 라르쉬 공동체는 어떤 관계인가
1986년부터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의 목회자로 살았다
헨리 나우웬은 1986년부터 1996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라르쉬 데이브레이크 공동체의 목회자로 활동했다.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의 공식 기록에서도 이 기간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라르쉬는 지적장애가 있는 사람들과 비장애인이 함께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공동체 운동이다. 나우웬에게 이곳에서의 삶은 대학 강단에서 맡았던 역할과는 매우 다른 경험이었다.
대학에서는 지식과 강의, 저술 같은 능력이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다. 그러나 공동생활에서는 함께 식사하고 누군가를 돌보며, 때로는 자신도 돌봄을 받으면서 관계를 이어 가는 일 자체가 중요하다.
이런 배경에서 라르쉬 시기는 나우웬이 자주 다루었던 인간의 가치와 정체성, 공동체와 상호의존이라는 주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The Road to Daybreak》에서 라르쉬로 향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나우웬이 라르쉬로 향하게 된 과정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The Road to Daybreak》를 살펴볼 수 있다.
헨리 나우웬 소사이어티는 이 책을 나우웬이 하루하루의 삶을 기록하며 예수를 어떻게 끝까지 따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던 여정을 담은 책으로 소개한다.
여기에서 중요한 기준은 나우웬의 결정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니다.
그가 하버드를 떠났다고 해서 오늘의 그리스도인이 직업을 그만두거나 특별한 공동체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선택은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우리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다.
나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사람의 인정과 지위만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가? 내가 가진 직업과 능력을 자기 가치를 증명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나님 앞에서 소명과 책임을 함께 생각하고 있는가?
이 질문은 직업을 계속 유지하든 바꾸든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다.
헨리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란 무엇인가
‘상처 입은 치유자’는 성경에 직접 나오는 용어가 아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는 성경의 특정 인물을 가리키는 명칭도 아니고, 성경에 직접 기록된 교리 용어도 아니다. 이 표현은 헨리 나우웬의 저서 《The Wounded Healer》를 통해 널리 알려진 목회적 언어다. 해당 책은 헨리 나우웬 소사이어티의 공식 저작 목록에서도 확인된다.
이 개념을 이해할 때에는 ‘상처를 많이 받은 사람이 자동으로 다른 사람을 더 잘 치유한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먼저 기억해야 한다.
목회자와 상담자, 교사와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도 자신의 한계와 아픔을 가진 인간이다.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는 사람은 고통받는 타인 앞에서 자신만 모든 답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상처 입은 치유자’의 핵심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자신의 상처와 연약함을 책임 있게 돌아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우월한 자리에서만 바라보지 않고 함께할 수 있다.
상처 자체를 좋은 것으로 미화해서는 안 된다
‘상처 입은 치유자’라는 표현을 적용할 때에는 반드시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상처가 많다고 해서 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해결되지 않은 상처가 관계 속에서 분노나 통제로 드러날 수 있고, 자신의 고통을 다른 사람에게 되풀이해 전가할 수도 있다.
또한 신체적 질병이나 정신건강 문제, 트라우마처럼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기도나 영성 훈련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목회적 돌봄과 의료 및 상담의 역할은 서로 구분될 필요가 있다.
학대나 폭력처럼 위험한 상황을 두고 “그리스도인은 상처를 견뎌야 한다”고 적용하는 것 역시 나우웬의 개념을 건강하게 사용하는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
약함을 인정하는 일과 고통을 방치하는 일은 다르다. 상처를 받아들이는 것과 피해 상황을 정당화하는 것도 서로 다른 문제다.
‘상처 입은 치유자’는 성경적으로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고린도후서 12장의 ‘약함’과 완전히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를 생각할 때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성경 본문 중 하나가 고린도후서 12장이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12:7~10에서 자신의 약함과 그리스도의 능력을 말한다. 그러나 이 본문의 핵심은 고통이나 약함 자체를 좋은 것으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 바울의 논지는 자신을 자랑하는 태도보다 하나님의 은혜와 그리스도의 능력을 의지하는 데 있다.
그러므로 고린도후서 12장에서 바울이 말한 약함과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를 완전히 같은 개념이라고 단정할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성경 본문이 먼저이며, 나우웬의 표현은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약함과 목회적 돌봄을 어떻게 바라볼지 생각하게 하는 현대적 영성 언어로 참고하는 편이 적절하다.
성경, 신학적 해석, 개인적 적용의 순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헨리 나우웬의 글을 읽을 때에는 다음과 같은 순서가 도움이 된다.
첫째, 성경에 실제로 무엇이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한다. 특정 구절만 따로 떼어 읽지 말고 앞뒤 문맥을 함께 살핀다.
둘째, 나우웬이 그 주제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구분한다. 이것은 성경 본문 자체가 아니라 한 기독교 저술가의 신학적이고 영적인 성찰이다.
셋째, 오늘 자신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한다. 개인적인 적용은 성경에 기록된 사실과 동일하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 순서를 지키면 인상적인 문장을 성경보다 앞세우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헨리 나우웬이 말한 ‘사랑받는 자’의 의미
무엇을 이루었는가보다 하나님 앞에서 누구인가를 묻는다
헨리 나우웬의 영성에서 또 하나 중요한 주제는 ‘사랑받는 자’, 곧 beloved라는 정체성이다. 《Life of the Beloved》는 이 주제를 대표적으로 보여 주는 저서다. 헨리 나우웬 소사이어티도 이 책의 주요 내용으로 정체성, 영적 삶, 사랑받는 존재라는 문제 등을 소개한다.
이 주제는 성취를 통해 계속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는 삶에 질문을 던진다.
사람은 학력과 직업, 소득과 명성으로 자신을 평가하곤 한다. 교회 안에서도 직분과 봉사의 양, 맡은 사역과 다른 사람의 인정이 자기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나우웬이 강조한 방향은 이런 기준보다 먼저 하나님과의 관계를 바라보는 것이다.
그렇다고 학업이나 직업에서 성취하는 일이 잘못이라는 뜻은 아니다. 핵심은 성취의 유무가 아니라 그것이 자신의 최종적인 정체성이 되었는가에 있다.
하나님의 사랑과 단순한 자기긍정은 구분해야 한다
기독교에서 “나는 사랑받는 존재다”라는 말은 원하는 모든 선택을 정당화하는 자기긍정의 문장과 같지 않다.
로마서 5장은 하나님의 사랑을 그리스도의 죽음과 연결하고, 요한일서 4장은 하나님이 먼저 사랑하셨다는 사실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삶과 연결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다는 신앙은 자기 자신에게만 머무르지 않는다.
하나님께 사랑받는 정체성은 사람의 평가만으로 자신의 가치를 결정하지 않게 하는 동시에, 받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도록 이끈다.
나우웬의 ‘beloved’를 읽을 때에도 이러한 성경적 문맥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라르쉬에서 드러난 헨리 나우웬의 공동체와 섬김
섬김은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베푸는 것만이 아니다
나우웬의 라르쉬 생활이 오늘의 기독교 공동체에 던지는 중요한 질문은 누가 주는 사람이고 누가 받는 사람인가 하는 문제다.
그리스도인은 다른 사람을 섬기지만 언제나 도움만 주는 존재는 아니다. 어떤 때에는 자신도 다른 사람의 도움과 인내, 돌봄을 필요로 한다.
신약성경에서 공동체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가지고 나머지 사람을 일방적으로 돕는 구조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고린도전서 12장에서 교회는 서로 다른 지체가 연결되어 서로를 필요로 하는 몸으로 묘사된다.
마가복음 10:42~45에서는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는 제자들의 태도와 대조하여 예수님의 섬김이 제시된다.
이 성경 본문과 나우웬의 라르쉬 경험을 함께 살펴보면 섬김을 우월한 사람이 베푸는 선행으로만 이해하는 태도를 돌아볼 수 있다.
도움을 받아들이는 것도 공동체 생활의 일부다
교회에서 오랫동안 다른 사람을 돌보아 온 사람일수록 자신이 도움을 받아야 할 때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목회자와 교회 지도자도 다르지 않다. 늘 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자신의 어려움을 숨기면 오히려 건강한 관계를 맺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신앙적으로 성숙하다는 것은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지 않는 상태를 뜻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섬길 줄 아는 겸손과 더불어 자신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겸손도 공동체에 필요하다.
헨리 나우웬의 대표 책은 무엇부터 읽으면 좋을까
‘상처 입은 치유자’를 알고 싶다면 《The Wounded Healer》
헨리 나우웬의 대표 개념인 ‘상처 입은 치유자’를 직접 살펴보고 싶다면 《The Wounded Healer》가 가장 직접적인 선택이다. 공식 저작 목록에서도 나우웬의 주요 저서로 확인된다.
목회와 돌봄, 인간의 연약함, 다른 사람을 돕는 일의 관계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특히 살펴볼 만하다.
다만 이 책의 목회적 통찰을 성경의 직접적인 교리 명제로 바꾸어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라르쉬와 소명의 과정을 알고 싶다면 《The Road to Daybreak》
나우웬이 왜 라르쉬로 향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알고 싶다면 《The Road to Daybreak》가 적합하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이 책은 나우웬이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며 예수를 어떻게 온전히 따를 것인지 질문했던 영적 여정을 담고 있다.
따라서 나우웬의 생애를 단순히 ‘하버드를 버리고 낮은 곳으로 간 사람’이라는 이야기로 이해하기보다 그의 분별 과정을 살펴보고 싶은 독자에게 도움이 된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체성을 알고 싶다면 《Life of the Beloved》
자신의 가치와 하나님의 사랑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다면 《Life of the Beloved》를 읽어 볼 수 있다.
공식 자료에서도 이 책은 정체성과 사랑받는 존재, 고통과 영적 삶 등의 주제를 다루는 저서로 소개된다.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나우웬의 ‘사랑받는 자’라는 언어와 성경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설명하는 본문을 함께 살펴보는 방법이 좋다.
한 권의 영성 서적이 성경의 역할을 대신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다.
개신교 독자가 헨리 나우웬을 읽을 때 주의할 점
가톨릭 사제라는 신학적 배경을 알고 읽는다
헨리 나우웬은 로마 가톨릭 사제였다.
가톨릭과 개신교는 삼위일체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역사적 기독교 신앙의 중요한 부분을 공유한다. 그러나 교회의 권위와 성례, 마리아와 성인에 대한 이해를 비롯한 여러 신학적 쟁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개신교 안에서도 교단과 신학 전통에 따라 강조점이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나우웬을 읽을 때 “가톨릭 저자이므로 모두 배척해야 한다”거나 “유명한 영성 작가이므로 전부 받아들여야 한다”는 태도는 모두 피하는 것이 좋다.
성경 본문을 먼저 확인하고, 자신이 속한 신앙 전통과 비교하며 읽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출처가 없는 ‘헨리 나우웬 명언’은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인터넷에는 유명한 기독교 인물의 이름을 붙인 짧은 문장이 많이 공유된다.
그러나 출처가 분명하지 않은 문장을 나우웬이 실제로 말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번역 과정에서 표현이 달라졌거나 문맥이 빠졌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문장이 잘못 귀속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헨리 나우웬의 문장을 인용하려면 원저의 책 이름과 해당 문맥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공식 저작 목록은 어떤 제목이 실제 나우웬의 저술인지 확인하는 출발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상적인 한 문장만 보는 것보다 그 문장이 어떤 책에서 어떤 맥락으로 사용되었는지 확인하는 일이 신뢰도 높은 읽기의 기준이다.
헨리 나우웬의 삶을 오늘의 신앙에 어떻게 적용할까
첫째, 무엇으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 하는지 확인한다
나우웬의 삶을 통해 오늘의 독자가 가장 먼저 점검할 수 있는 주제는 정체성이다.
직업과 학력, 경제적 성취뿐 아니라 교회의 직분과 봉사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때 점검해 볼 질문은 구체적이다.
“내가 지금 가장 잃기 두려워하는 인정은 무엇인가?”
“사람들이 내 성과를 알아주지 않아도 같은 일을 계속할 수 있는가?”
“내 신앙생활도 다른 사람에게 좋은 신앙인으로 보이기 위한 경쟁이 되어 있지는 않은가?”
이 질문의 목적은 성취를 포기하는 데 있지 않다. 성취와 자신의 존재 가치를 구별하는 데 의미가 있다.
둘째, 자신의 약함을 숨기지 말고 책임 있게 다룬다
‘상처 입은 치유자’를 현실에 적용하는 순서는 상처를 인정하고, 필요한 도움을 구하며, 그 상처를 다른 사람에게 전가하지 않도록 책임지는 것이다.
신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어려움을 혼자 견딜 필요는 없다.
목회적인 고민이라면 신뢰할 수 있는 목회자와 이야기할 수 있다. 관계의 어려움에는 적절한 상담이 도움이 될 수 있고, 정신적·신체적 건강 문제라면 의료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할 수 있다.
도움을 구하는 일과 신앙은 반드시 서로 반대되는 것이 아니다.
셋째, 사람을 ‘사역 대상’이 아니라 이웃으로 바라본다
봉사와 구제 활동을 하다 보면 자신은 주는 사람이고 상대는 받는 사람이라는 구도가 굳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공동체에서는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도움을 주는 사람도 관계 안에서 배우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누군가를 섬길 때에는 “내가 이 사람을 위해 무엇을 해줄 것인가?”와 함께 “나는 이 사람을 동등한 인격을 가진 이웃으로 대하고 있는가?”도 물어야 한다.
이 점에서 나우웬의 라르쉬 경험은 단순한 봉사 이야기를 넘어 공동체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넷째, 영성 서적을 읽은 뒤 성경 본문으로 돌아간다
헨리 나우웬을 읽을 때 가장 안전한 실행 순서는 영성 작가의 문장에 머물지 않고 관련 성경 본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약함에 관한 내용을 읽었다면 고린도후서 12장을 전체 문맥 속에서 살펴본다.
섬김을 생각했다면 마가복음 10:35~45에서 제자들의 논쟁과 예수님의 답변을 함께 읽는다.
공동체를 생각할 때에는 고린도전서 12장을 살펴볼 수 있다.
하나님의 사랑을 생각한다면 로마서 5장과 요한일서 4장을 읽어 볼 수 있다.
이렇게 읽으면 나우웬의 책은 성경을 대신하는 책이 아니라 성경과 자신의 삶을 다시 살펴보게 하는 보조적인 대화 상대가 될 수 있다.
헨리 나우웬을 이해할 때 중요한 것은 그를 이상적인 성인처럼 꾸미는 것도, 특정 교파의 인물이라는 이유만으로 그의 글을 전부 판단하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사실대로 살펴보고, 그의 신학적·영적 해석은 해석으로 구분해야 한다. 개인적인 적용 역시 자신의 책임 아래 다시 분별할 필요가 있다.
헨리 나우웬의 생애에서 특별히 생각해 볼 부분은 하버드라는 이름을 떠났다는 사실 자체보다 인간의 가치가 성취와 인정만으로 결정되는가를 계속 물었다는 점이다. 또한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면서 다른 사람의 고통과 함께하는 목회를 고민했고, 공동체 안에서 돌봄을 주고받는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점도 살펴볼 만하다.
그의 삶을 살펴본 뒤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남길 수 있다.
나는 무엇으로 내 가치를 증명하려 하는가?
나의 약함을 감추기만 하는가, 아니면 책임 있게 돌보고 있는가?
나는 다른 사람을 도움을 받아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가, 함께 살아가는 이웃으로 바라보는가?
그리고 내가 읽은 좋은 신앙 문장을 성경보다 앞세우고 있지는 않은가?
헨리 나우웬을 읽는 가장 유익한 방법은 그의 문장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다. 그가 던진 질문을 품고 다시 성경과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데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질문 1
Q. 헨리 나우웬은 가톨릭 신부인가요, 개신교 목사인가요?
A. 헨리 나우웬은 네덜란드 출신의 로마 가톨릭 사제입니다. 그는 노트르담대학교와 예일·하버드 신학대학원에서 가르친 뒤 캐나다 라르쉬 데이브레이크에서 목회자로 활동했습니다. 개신교에서도 그의 책이 널리 읽히지만, 가톨릭 신학적 배경과 독자가 속한 교단의 전통을 함께 고려하며 읽는 것이 좋습니다.
질문 2
Q. 헨리 나우웬의 ‘상처 입은 치유자’는 성경에 나오는 표현인가요?
A. 아닙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는 성경에 직접 등장하는 용어가 아니라 헨리 나우웬의 《The Wounded Healer》와 연결되어 널리 알려진 목회적 표현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약함과 비교해 생각할 수는 있지만, 고린도후서 12장의 가르침과 완전히 같은 개념이라고 단정하지 않는 것이 적절합니다.
질문 3
Q. 헨리 나우웬 책을 처음 읽는다면 어떤 책부터 읽는 것이 좋나요?
A. 관심 있는 주제에 따라 고르면 됩니다. ‘상처 입은 치유자’와 목회적 돌봄을 알고 싶다면 《The Wounded Healer》, 라르쉬로 향한 삶과 소명의 과정을 살펴보고 싶다면 《The Road to Daybreak》, 하나님의 사랑과 정체성을 생각해 보고 싶다면 《Life of the Beloved》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느 책을 읽든 나우웬의 묵상과 성경 자체를 구분하고, 관련 성경 본문의 문맥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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